지적배부름

[도서후기] 작별하지 않는다 - 한강 독서록

도션 2023. 5. 15. 00:00

션하 지적배부르션(•̀⌓•́)シ

작별하지 않는다 - 한강

작별하지 않는다 - 한강


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
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면서 내가 느낀 게 과연 무엇일까
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을까
책을 덮고도 한참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

이 책은 제주 4·3 사건을 다루고있다

경하는 한 도시의 학살에 대한 책을 쓰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
그래서 책의 도입부에는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에세이 인가? 헷갈렸다
경하가 느끼는 힘듦을 너무 잘 표현해서
글을 읽는 나에게 그 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
그래서 이 책은 한 장, 한 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

책의 표지에 있는 눈의 결정이 이 책을 잘 표현해준다
이 소설에서 눈은 고통과,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표현된다
눈이 거의 빠지지않는다
눈 한송이가 (한송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) 손 등에 닿았을 때엔 무게감이 거의 없지만 이내 녹아 물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
눈 한송이만 닿았을 땐 가벼웠던 무게가 쌓이고 나면 무거워지는 그 무게감이
제주 4·3 사건 으로 학살된 많은 이들의 무게감처럼 느껴졌다
학살된 사람이 한 사람이었을 땐 가벼울 지 몰라도 (물론 가볍지 않겠지만)
몇십만명이라는, 사람이 숫자가 되어버린 그 무게감..
사람이, 숫자가 되었다

힘든 시간을 보내고있는 경하와
경하에게 친절하지만 단호하고 어려운 부탁을 하는 인선
그리고 이내 어렵지만 해내고있는 경하를 보면서
제주 4·3 사건 에 대해 모르고 살고있던 사람들이 경하로 보여지고
그 사람들에게 제주 4·3 사건 은 이랬어, 너는 이걸 알아야해 하고 친절하게, 하지만 단호하게 알려주는 이들이 인선으로 보였다
아주 무겁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하는 일이 쉽지않은 사람들과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이것이 진실임을 보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사람들에 빗대어 보였다

한 자 한 자, 후기랍시고 적어내는 이것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진다
"그 시절, 그땐 그런 시대였어" 라는 그 시절은
고작 인간주제에 다른 인간에게 그런 끔찍한 일을 한 것을 정당화 하려는 비겁한 테두리가 한스럽다
내가 겪은 일이 아님에도 한스럽다
내가 겪은 일이 아님에도 가슴이 미어진다

부끄럽게도 나는 제주 4·3 사건 에 대해 알지 못했다
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알고자하였다

제주 4·3 사건은
이해할 수 없었고,
가슴이 무거워졌고,
이내 울컥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
대체 인간이란 무엇이길래 사상과 이념은 또 무엇이길래
그 죄없는, 그 수많은 사람들을 "그렇게" 할 수 있었을까
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었을까

표현하기가 조심스러운, 키보드위에서 손가락이 자꾸만 머뭇거릴만큼
입에 담기 힘들만큼,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만큼,
끔찍하고 잔인하고 무거운 학살이었던
제주 4·3 사건

이 책을 통해 나처럼 제주 4·3 사건 에 대해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

 

끝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