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협찬) 고요해지기 위해 씁니다 - 조미정

필사는 어지러웠던 내 마음을 정리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.
흩어졌던 내 생각들을 구간별로 나눠서 차곡차곡 알기쉽게 정리해주기도 한다.
그런 마음에 평소에도 필사를 좋아해서 필사책이 6권이 있고,
읽었던 책 들의 좋았던 문장을 따로 적어두기도 한다.
책의 소개에 나온 필사의 문장에 이끌려 따라 적어보고싶어 신청했었다.
도착한 책은 필사하기에 아주 적합한 사철누드제본이라 훨씬 더 좋았다.
도입부에 필사에 대한 소개도 좋았고,
필사를 하기 위해 선정된 글귀도 좋았지만
각 장의 필사글귀 앞에 작가의 말이 더해진 구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.
필사란 그냥 글을 따라 적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
작가의 말이 필사할 그 글귀의 내용과 의미를 더욱 빛을 발하게 해줬던 것 같다.
그래서 그저 따라 적는 일일지라도 그 글귀가 내 마음에 더 깊게 와 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.
필사는 필사를 하려고 펜을 고르는 일부터,
그 글귀를 종이에 적으면서 유영하는 펜촉을 보는 일까지 즐거운 일이 된다.
그 즐거운 일을 이 책과 함께하니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.




이성복의 무한화서를 적을 때 소통에 대한 이야기에서 울림을 받았다.
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기술은 '경청'이라고 한다.
그저 듣기만 하는게 뭐가 어렵냐고 할 수도 있지만,
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다음에 내가 하고싶은 말이나 해야 할 말을 생각하면서 듣게 되면
다른 사람의 말을 진정으로 '경청'하기가 어렵게 된다.
그 이야기를 "자기 안에 아무것도 없어야 들을 수 있어요."
라는 문장으로 풀어내준 것이 참 좋았다.
마음에 아무런 걸림이 없어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.




다른사람과 이런 진정한 소통을 할 때에도 내 마음에 고요가 필요하다.
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소음에 둘러싸여있는가.
하지만 그 소음은 꼭 내 귀 밖에서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,
내 마음 속에 소음을 가라앉혀주는 진정한 고요는
바로 이 필사를 통해 가능한 것이 아닐까.
필사의 큰 힘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하는 책이었다.


책에 있는 문장들의 깊이와 울림을 느끼고싶은 사람
세상에 치여 소음이나 타인이 피곤한 사람
내 안의 어지러운 마음이 힘겨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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